영험록
천도재와 구병시식 > 영험록
약을 먹지않고 지냅니다. 덧글 0 | 조회 917 | 2012-04-03 00:00:00
보화  



약을 먹지 않고 지냅니다.


                                                                                      보화(寶華)



삼보에 귀의합니다.


스승님으로, 선지식으로 성장스님이 곁에 계시다는 것이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남에 감사하고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나를 돌아보고 공부하여 다음, 다음 생에라도 끝없이 부처님 법 만나서 정진하며 상구보리 하화중생 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세상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시련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크게 두 종류로 첫째는 업장이요, 둘째는 영가의 장애이다. 천도재와 구병시식도 인연이 되어야 한다.”라고 스님은 늘 말씀 하십니다. 좋은 곳에 가지 못한 선망부모영가가 구원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후손을 아프게 하거나 경제적으로 고통을 주지만 무지한 후손들은 그것을 쉽게 알아차리지를 못합니다. 영가는 본인을 구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인연 있는 후손을 찾는답니다.



천도재와 구병시식을 하면서 법력이 높으신 스님이 퇴마사와 무당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가를 부르는 것은 모두 가능하지만, 영가를 인도해 좋은 곳, 원하는 곳으로 가서 태어나게 하는 것은 스님께서는 가능하지만  퇴마사와 무당은 영가를 쫓을 뿐 인도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무조건 쫓겨난 영가는 갈 곳이 없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돌아오곤 하므로 법력이 높으신 스님께서 천도재와 구병시식을 해야만 하는 것이 올바른 천도재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원인을 알 수 없는‘특발성 혈소판 감소 자반증’이란 병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수검사결과 생성되는 것은 정상인데 몸을 순환하면서 어디에서인가 이유없이 혈소판이 파괴되어 온몸에 멍이 들고, 병명과는 관계없이 쉽게 피곤해집니다. 입원과 퇴원을 일 년에 한 번씩을 반복하며 1990년부터 2012년 지금까지 이십년 이상을 대학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혈소판이 부족해 수술날과 퇴원날을 가름할 수가 없어서 혈소판 수혈을 받아가며 무작정 기다린 뒤에야 결정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아껴서 목돈을 모으면 기분 좋은 것도 잠시 모두가 병원비로 지출되어 버렸습니다. 너무 야속해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시던 스님께서 안타까움에 천도재와 구병시식을 권했습니다.



 천도재와 구병시식을 할 때 스님은 영가천도는 물론 중생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십니다. 스님은 평상시에도 계율에 흐트러짐이 없으신 율사스님이십니다. 천도재와 구병시식 날짜가 정해지면 그날을 기준으로 일주일 전부터 고기와 비린내 나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우리는 조상님들이 극락으로 가실 때 입을 깨끗한 옷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창건주보살님은 직접 연잎으로 꽃을 만들고 영가가 타고 가실 화려한 배를 만들어 놓습니다. 보살님은 이것뿐만 아니라 우리용화사의 또 다른 선지식입니다. 스님과 함께 우리가 바른길을 갈 수 있게 언제나 일러 주시는 분이십니다.



 스님의 말씀으로는 천도재 날이 선망부모영가들의 잔칫날이랍니다. 제사를 지내고 배 안에 위패와 준비된 꽃과 옷을 넣어 부처님과 보살님들께 인사를 하고 법당을 나서면서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법성게를 외우며 왕생극락을 빕니다. 소각을 마지막으로 천도재의식이 끝나고 구병시식 준비를 합니다. 천도재를 지낸 음식을 7개의 작은 흰색 접시 위에 종류별로 빼놓지 않고 골고루 담아 똑같이 7개씩을 더 준비해 49개를 만들어 구병시식 할 방안에 차려 놓습니다. 스님의 법력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푸짐한 잔칫상이 차려진답니다.



 구병시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남편, 딸, 그리고 제가 참석했습니다. 구병시식을 할 때 나타나는 상황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랍니다. 말 또는 몸으로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저의 경우는 영화의 필름처럼 영상으로 보였습니다. 조상의 영가들은 모두 와서 즐겁게 놀고 즐기다가 가시지만 집착이 남아있는 영가는 끈질기게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팥과 메밀을 맞으면서 졸음이 쏟아질 때도 있고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어떤 영가는 가기 싫어 나무기둥에 매달리기도 하고, 문짝을 잡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갑자기 매서운 바람이 윙 일기도하여 잠깐 한기를 느껴 춥기도 했습니다. 스님께서 던지는 팥과 메밀이 무거운 돌덩이처럼 아프고 소름이 돋아 맞기가 겁이 났습니다. 집착이 깊은 영가는 묵고 묵은 전생에 지은 인연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영가는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버리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 하루를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치고 힘이 빠졌습니다.



 다음날은 물과 밥을 먹지도 못하고 낮에 잠이 와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해 떠나지 않은 영가는 우리가 먹고, 자면 새로운 힘이 생겨서 스님에게 대응하려 한답니다. 어쩔 수없이 그냥 견디어야 했습니다. 우리가족이 힘들어하는 동안에도 그 영가는 스님과 창건주보살님을 따라다니며 머리를 아프게도 하고, 지나가면 툭툭 다리도 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병시식을 하지 못하게 만들려고 계속 방해를 했답니다. 두 분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에 더욱 지장보살님을 염불했습니다.



 저녁예불이 끝나고 다시 구병시식이 시작되고 영상이 보였습니다. 우리가족을 안쓰럽게 생각하는 영가가 있는가 하면 고집을 부리고, 이리저리 다니며 장난치는 영가도 끝이 없었습니다. 영가님들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일념하나로 더욱 정신을 차렸습니다.


‘지장보살님의 가피력과 인로왕보살님의 인도로 왕생극락 하십시오. 나무 지장보살 나무 지장보살 나무 지장보살 .......’  끝없이 불렀습니다. 저절로 숙연해졌습니다. 영가님의 마음을 알지 못해 죄송하다고 잘못 했으니 모든 미련도, 집착도, 서운한 마음도 버리고 인로왕보살을 따라가시라 간절히 외쳤습니다. 스님은 “지옥문은 이미 열려있다”고 하십니다. 스님과 영가의 기(氣)싸움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異)영가가 가고나면 또 다른 영가가 나타납니다. 그러면 스님께서는 어떤 영가가 나타나든 굽히지 않고 타이르고 때론 꾸짖기를 반복하십니다. 어느 순간 창건주보살님이 들어오셔서 스님에게 힘을 보태어 주십니다. 영가가 고맙다,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이 보이면 눈물이 한없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점점 지나 갈수록 스님께 영가는 굴복을 하고 인사를 하며 갈 곳을 말하고 서둘러 떠납니다. 어느새 스님 방 사이로 서쪽하늘에 황금빛 줄기둥이 보입니다. “극락문이 열리는 모습이다”라고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눈이 부셔 눈을 감았다 떠도 역시 빛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른영가를 선두로 모두가 줄지어 가며 다른 영가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어느 영가는 그물을 바삐 걷어 올립니다. 대웅전 어간문이 활짝 열려있고 법당 안에 스님께서는 앞을 향해 서 계신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제는 팥과 메밀이 아프지도 소름이 끼치지도 않습니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듯합니다.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영가님들 왕생극락하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모든 선망부모님들이 왕생극락하게 애써주신 스님과 창건주보살님께 다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천도재를 잘 지낼 수 있도록 공양 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도움을 주신 모든 보살님들께도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조상님들의 천도재와 구병시식을 하고나서 약을 먹지 않고 지낸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입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현제는 한 달에 한번 혈소판 수치를 확인하러 병원을 갈 뿐입니다.


 언제나 곁에 계신 스님과 보살님, 그리고 선망부모님의 덕분입니다.



 과거의 인이 현제의 연이고 현제의 인이 미래의 연이라는 법을,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것도 잊지 않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스님과 보살님은 “마음을 넓히고, 나를 버리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연습해라.” 일러 주십니다. 앞으로 적으나마 아는 만큼 전하고 가진 만큼 베풀며 살려고 합니다. 나를 더욱 관찰하며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기도하는 이 모든 공덕을 선망부모와 유주무주 영가의 천도, 그리고 법계 일체중생의 행복에 회향합니다. 그리고 지은 업장이 소멸되고 모든 중생의 위없는 깨달음이 이루어지이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 본사 석가모니불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